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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필호] 구조적 혁신이 불러온 크로스보더 커머스의 '대(大)소비 시대'

발행 2024년 02월 28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신필호의 ‘넥스트 이커머스’

 

 

글로벌 리테일 시장규모는 코로나와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주요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활동을 영위하면서 의미있는 구매력을 확보한 중산층 그룹의 성장을 들 수 있다. 특히 최근 수년간 중국과 인도 및 다수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두드러지며 리테일 산업의 최종 소비자 구성과 특성의 변화, 필연적으로 리테일 방식의 변화를 촉발하였다.

 

리테일 산업 내에서 온라인 쇼핑의 성장 같은 진부한 이야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최근 눈에 띄는 현상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성장과 이에 대한 세간의 높은 관심이다. 다만, 사실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업계에서는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들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크로스보더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고, 한국에서도 이미 2006년부터 ‘G마켓 글로벌’이 글로벌 고객을 대상으로 B2C 판매를 시작해 수천억 규모의 거래액을 달성한 바 있다. (물론 상당 비중의 구매자가 소위 리셀러라고 하는 사업자 구매자이기는 했다).

 

또 한때 수많은 한국 브랜드들이 중국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몰 글로벌에 입점하고자 부단히 노력한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쉬인’이나 ‘테무’와 같은 중국발 초저가 플랫폼의 폭발적 성장 스토리 때문이다.

 

이러한 초저가 플랫폼들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초저가 공급 조건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왜 지금 시점에 이러한 플랫폼이 등장하고 성공할 수 있었는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초저가 공급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은 중국의 거대/저임금 생산 능력, 그리고 B2C 해외배송 제반 비용의 감소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여기에 IT 기술 인프라가 산업 전반에 적용되며 시스템화된 공급망이 갖춰졌고, 따라서 시장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B2C 해외배송 물류는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다양한 글로벌 물류사/로컬 특송사들이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성장했고, 통관 등 필수 프로세스 곳곳에서 자동화와 전산화가 진행되며 운송 단가를 비롯해 숨겨진 비용들이 상당히 절감되었다. 결과적으로 현재 구현된 초저가 공급 방식은 단순히 벨류 체인 내에서 마진을 포기한 단순 할인 판매라기보다 한계 마진을 크게 낮춘 구조적 혁신의 결과라 이해해야 한다.

 

그 결과 즉흥적으로 큰 고민 없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 행태가 확산되었고, 쉬인이나 테무와 같은 초저가 플랫폼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진출 국가에서 대규모 마케팅 투자와 적극적인 시딩을 통해 막대한 물량의 바이럴 컨텐츠를 생산하고, 이 컨텐츠를 접한 고객들은 부담없이 더 많은 횟수로 상품을 구매하고 버린다.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SNS에서 풍성하고 다양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러한 구매 행태는 더없이 적합하다. 바야흐로 ‘대소비 시대’의 도래이다.

 

이러한 리테일 방식은 전반에 통용되기에는 한계점도 존재한다. 거대/저임금 생산능력은 현실적으로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중국 인건비 상승이 점차 진행되면서 희석될 부분이기도 하다.

 

아울러 저가의 저품질 상품이 활발히 소비되는 특정 상품군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점, B2C 해외배송에 효율적인 배송 사이즈가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점 등 초저가 가치가 부각되는 상품의 범위가 제한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고객 경험이 나비효과로 이어져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머지 않은 미래 리테일의 기본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990년대에는 이마트가 신유통이라고 불렸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을 위협하는 혁신 유통채널이었다. 국경 제약 없이 간단한 절차로 모든 상품을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차세대 커머스 모델이 바로 크로스보더 플랫폼이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마케팅은 어떻게 할지, 현지 통화 결제는 제대로 될지, 고객 CS는 생각만 해도 막막한 부분이 있지만 차분하게 변화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신필호 메디쿼터스 일본사업부 전략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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