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석원 앤디앤뎁 대표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본질적 힘은 좋은 디자인, 대중시장도 다르지 않죠”

발행 2019년 09월 23일

조은혜기자 , ceh@apparelnews.co.kr

 

 

[어패럴뉴스 조은혜 기자] 지난 2017년 12월 등장한 ‘요괴라면’은 식품, 외식업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기업이 독점해온 라면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어 출시 한 달 만에 7만개 이상, 1년 8개월 만에 누적 85만개 판매를 돌파했고 삼성전자, 오뚜기 등 대기업과의 콜라보, 감성편의점 ‘고잉메리’ 오픈 등으로 이슈를 이어가고 있다. 2030 밀레니얼스를 타깃으로 SNS와 온라인 채널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그런데 그 중심에 앤디앤뎁 디자이너 김석원 대표가 있다. 사실 김 대표는 음식프로그램 ‘수요미식회’의 패널이자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만큼 미식가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만든 옥토끼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보다 새롭고 대중적인 시장을 공략 중이다.
패션 사업 역시 W컨셉, 네이버 디자이너윈도 등 신진 중심의 온라인 채널에서 서브브랜드 ‘뎁’을 성공시키며, 하이앤드에서 매스티지까지 진입한 흔치않은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로 창업 20년, 중견의 지위를 얻고도 신진같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를 초가을 오후 성수동 본사에서 만났다.

 

창업 20년, 하이앤드부터 매스티지까지 섭렵
첫 외식업 ‘옥토끼 프로젝트’로 발상의 전환

 

- ‘앤디앤뎁’을 런칭한 지 20년이 됐다. 소감은.

“20년 동안 ‘앤디앤뎁’을 전개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브랜드의 ‘헤리티지’와 ‘히스토리’를 가지게 된 것에 무엇보다 만족한다. 한국의 명품 브랜드로서의 첫 스테이지가 다져진 만큼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 ‘뎁’(2012년), ‘콜라보토리’(2016년), ‘A&D’(2018년) 등 세컨 브랜드 런칭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한 개 브랜드로 세상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며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세컨 브랜드를 통해 많은 경험과 공부를 하며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에 맞춰 우리의 색깔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디자이너로서 책임이기도 하다. 또, 세컨 브랜드가 ‘앤디앤뎁’이라는 브랜드의 코어를 더욱 단단히 한다고 생각한다. 나와 윤원정 상무가 유닛처럼 각자 추구하는 스타일과 역량을 세컨 브랜드에 녹여내며 갈증이 풀렸고, 그것이 각자의 색을 지키면서 시너지를 높이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명확하게 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김석원 앤디앤뎁 대표와 윤원정 상무
김석원 앤디앤뎁 대표와 윤원정 상무

 

- 첫 세컨 브랜드 ‘뎁’의 런칭 계기는 무엇이었나.
“‘앤디앤뎁’이 고가 브랜드라 고객층이 제한되는 점이 아쉬웠다. 보다 많은 고객의 감정을 이해하며 대중적인 니즈를 공략하고자 ‘뎁’을 런칭했다. 처음에는 가격 등 타협점을 찾는 것이 어려웠지만 ‘좋은 디자인은 분명히 알아본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결과가 이를 증명해줬다. ‘뎁’을 통해 새로운 유통, 새로운 고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 밀레니얼스를 공략해 성공할 수 있었던 노하우가 있다면.
“젊은 층을 공략하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디자인이 핵심이다. 좋은 디자인은 모든 세대를 아우른다. 가격, 상황에 따라 다를 뿐이다. 영 층은 가성비를 치밀하게 따지면서도 디자인 감도, 철학, 아이덴티티, 특별함에 매력을 느끼면 기꺼이 지불한다. 브랜드 본질이 명확해야 한다.”


- 기성 패션업체들도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지만 안착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 성공한 브랜드를 그냥 흉내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브랜드의 본질이 명확해야한다. 무게감과 철학이 있어야한다는 얘기다. 밀레니얼스는 가장 꼼꼼하고 정보가 많은 세대라 어설픈 포장은 들킨다. 브랜드의 문화(철학과 감성)를 구분해내는 눈과 가슴이 있기 때문에 진실된 접근을 해야 한다. 쌍방향으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해야 하고, 누가 하느냐도 중요하다. 이전처럼 유명 모델을 내세우는 것은 별 매력이 없다. 오너나 디자이너 등 연결 코드가 있는 사람이 어필해야한다. 애절함, 간절함이 부족하다면 진정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 20주년인 올 가을 ‘앤디앤뎁’ 백(bag)을 런칭한 이유가 있나.

“백을 전개하려는 욕심은 늘 가지고 있었다. 20주년의 헤리티지와 감도를 바탕으로 다른 맛을 내는 것, 그 시작이 백이다. 소비자들이 백을 선택할 때 브랜드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과거 백 소비가 명품 우선이고 특정 브랜드에 편향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퍼스트백만이 아닌 세컨, 서드까지 다양한 니즈로 확대되고 있다. ‘앤디앤뎁’만의 색깔로 컬렉션을 다양화해나갈 것이다.”

 

 


- ‘요괴라면’으로 유명한 옥토끼프로젝트의 일원으로,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유통·외식업·디자인 등 각 분야 전문가이자 음식을 관심사로 둔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모았다. 가장 대중적인 라면으로 정하고, 해장을 위해 먹고 싶은 라면을 개발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더했다. 단순히 라면을 파는 것이 아니라 식품을 시작으로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3월에는 서울 종로에 감성 편의점 ‘고잉메리’를 열었다. 사업을 하며 매너리즘 등 한계가 올 때가 있는데 옥토끼 활동은 생각의 전환, 발상의 자극제가 된다. 옥토끼프로젝트를 통해 지금까지 도전했던 것보다 ‘더 대중적인 시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패션 역시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아닌, 아래에서 올라오는 대중적인 트렌드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앤디앤뎁’의 옷을 20년간 입는 고객들, 엄마부터 딸까지 이어지는 발길을 보며 유행에 흔들리지않고 본질에 충실한 정체성, 시간을 넘어서는 클래식의 힘을 다시금 느낀다. 목표가 있다면 해외 명품처럼 ‘앤디앤뎁’이 대명사로 불리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속도나 규모보다 코어를 지키며 각각의 시대 속에서 늘 함께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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