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동묘 구제 시장
복고 열풍이 만들어낸 밀레니얼스 패션 1번지 ‘동묘 구제 시장’

발행 2018년 10월 16일

임경량기자 , lkr@apparelnews.co.kr

90년대 ‘휠라’ 점퍼부터 ‘버버리’ 트렌치코트까지

구제 의류 좌판 행렬 속 ‘보물 찾기’ 재미 만끽
시장 부상하며 수입 제품 매장 개설 증가 추세

 

[어패럴뉴스 임경량 기자] 서울 동대문 청계천로를 따라 지하철 1·6호선 환승역인 동묘 앞을 지나 신설동 방면으로 걸어가면 동묘 구제시장이 쭉 이어진다. 동묘앞역 3번 출구로 나와 서울동묘공원을 끼고 종로58길로 들어서면 어른 아이 발 디딜 곳 없이 붐비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최근 이곳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젊은 층의 방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빈티지 의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달라진 풍경이다. 물건 가격은 천 원 부터 수십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보물찾기 하듯 물건을 살피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종로58길이 끝나는 영도 교까지 가면 골목길이 죄다 빈티지 구제 좌판이며 상점이다.


최근에는 번듯한 모양새를 갖춘 구제 의류 점포도 늘었다.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춘 상점에 걸린 오래된 중고 의류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레트로 무드의 의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 의류 브랜드 ‘휠라’의 90년대 점퍼, ‘노스페이스’의 쇼트 점퍼 등 잘 만 고르면 최근 출시된 헤리티지 라인보다 더 오리지널한 아이템을 득템할 수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는 없어서 못 판다. 총장이 길고 넉넉한 오버사이즈 롱트렌츠코트는 요즘 트렌드와 맞아 떨어져 단연 희소성 높은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이 곳 매장의 한 관계자는 “브랜드 제품이 아니어도 체크, 오버사이즈 등 요즘 복고 유행에 어울리는 데님, 밀리터리 등은 몸에만 맞으면 불티나게 팔린다”고 말한다.


10대, 20대들이 모여들면서 모자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청재킷과 통이 넓은 바지를 입은 젊은 층들이 거리를 메우고, 사이즈가 두 치수나 클 것 같은 양복 재킷과 바지를 입은 20대 여성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빈티지 쇼핑’의 성지로 방송 전파를 타고 SNS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젊은 층들의 발길이 더 늘었다. 10만 원이면 여러 벌을 구매하고도 남는 중고 의류 시장을 넘어 유행 1번지로 패션 매니아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골목 안으로 발길을 조금만 옮기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동묘공원을 끼고 이어지는 ‘옷무덤’ 구간이 나온다.


10년째 동묘에서 옷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10년 전에도 1,000원, 지금도 1,000원에 파니 참 신기한 일”이라며 “구제말고 새 제품도 볼 수 있는데, 보통 공장이 망하거나 재고처리를 못하는 업체가 창고비라도 빼려고 싼 값에 내놓은 걸 사다 싸게 판다”고 설명했다.


빈티지 제품을 좋아해서 한번씩 동묘를 찾는다는 20대 청년은 “수입 빈티지 의류를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이 곳에 찾아 온지도 벌써 수차례다. 매번 올 때마다 5만 원 정도의 의류를 구매해 가는데 잘 고르면 꽤 쓸 만한 제품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이 뜨면서 상권이 꿈틀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10~20대를 타깃으로 한 가게들이 하나 둘 자리 잡고 있다.


동묘 3번 출구 앞 구제 의류 상점은 문을 연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발품을 팔지 않아도되는 시장 초입이라 젊은 소비자로 붐비는 이 곳은 주로 수입 빈티지 의류를 판매 하고 있다.


이 곳의 직원은 “동묘가 유명세를 타면서 젊은 층이 늘어난 것을 확인하고 상점을 열어 일본과 미국에서 중고 빈티지 의류를 수입해 팔고 있다”며 “가장 잘 팔리는 옷은 90년대 ‘타미힐피거’와 ‘노티카’ 제품으로 공급이 딸릴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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