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용의 '물류로 세상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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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온스타일 '오늘도착' 서비스 |
CJ온스타일이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도착'의 주문 마감 시간을 오후 3시로 늦췄다. 도심형 소형 물류센터(MFC)가 아닌 대형 풀필먼트센터에서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처리하며 오후 3시 마감을 구현한 것은 종합몰 가운데 처음이다. 통상 쿠팡, 네이버를 비롯한 경쟁 플랫폼의 당일배송 서비스 마감이 오전에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객이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 반나절 늘린 셈이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핵심은 지난 7일 문을 연 인천 풀필먼트센터다. CJ온스타일은 그간 운영해 온 군포 물류 거점을 인천으로 확장 이전했다. 새 물류센터는 군포 대비 2배 규모로, 약 100만 개의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오늘도착' 서비스가 가능한 상품 수도 기존보다 약 67% 늘었다. 올해 상반기 CJ온스타일 물류센터에서 취급하는 물동량이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늘어난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인프라를 먼저 키운 셈이다.
당일배송 경쟁에서 흔히 거론되는 해법은 도심 곳곳에 소형 거점(MFC)을 촘촘히 깔아 배송 거리를 줄이는 방식이다. 그런데 CJ온스타일은 반대로 갔다. 인천 풀필먼트센터에서 입고·보관·피킹·포장·출고를 모두 처리하는 대형 물류센터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 마감 시간을 늦췄다. 대형센터는 SKU를 다양하게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대신, 도심 접근성이 떨어져 마감 시간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는 게 통념이 있었는데 이것을 부순 것이다.
CJ온스타일이 이 통념을 깬 배경에는 '입지'가 있다. 인천 풀필먼트센터는 인천항과 가깝다. 해외에서 입항하는 상품의 센터 입고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위치다. 여기에 CJ대한통운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 내 위치한 기존 광주 물류센터(2019년 가동, 5만8,000㎡ 규모)까지 함께 운영하며 거점을 이원화했다. 상품 특성에 따라 두 거점에 물량을 나눠 배치하는 구조를 만든 셈이다.
이번 마감 시간 연장이 패션업계에 의미를 갖는 지점은 따로 있다. CJ온스타일의 당일배송 대상 상품에는 생필품이나 신선식품뿐 아니라 200만 원대 캐시미어 코트, 100만 원대 뷰티 디바이스 같은 고관여 상품도 포함돼 있다. 오후 3시까지 마감이 늦춰지면서, 가을·겨울(FW) 시즌 신상품을 당일 오후에 주문해도 그날 안에 받아볼 수 있는 창구가 넓어졌다.
교환 절차에도 같은 속도감이 적용됐다. CJ는 올해 1월 당일 교환 서비스 '바로교환'을 도입했다. 반품 회수와 검수를 마친 뒤에야 새 상품을 발송해 평균 2일 이상 걸리던 기존 방식을, 교환 접수 즉시 새 상품을 출고하는 방식으로 단축했다. 배송 속도 경쟁이 판매 시점을 넘어 교환·반품이라는 사후 단계까지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류센터 규모를 키우고 거점을 이원화하는 전략은 물동량이 뒷받침될 때 효율을 낸다. CJ온스타일의 센터 물동량이 13% 늘었다는 수치는 이 전략의 명분이 되지만, 동시에 앞으로도 이 증가세가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이기도 하다. 대형 풀필먼트센터 중심 구조가 도심형 소형 거점 확산이라는 업계 전반의 흐름과 다른 길을 걷는 만큼, 이 선택이 패션·뷰티 브랜드들의 입점 유인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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