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글로벌 매출 50억 달러 감소, 한국도 3년 연속 역성장
홀세일 빈자리, 경쟁·신흥세력 파고들어…다시 '스포츠'로 선회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글로벌 스포츠 시장의 강자 '나이키(NIKE)'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매출은 2년 전보다 50억 달러 가까이 줄었고, 한국에서는 3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주가는 2021년 최고점 대비 80% 가까이 폭락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수년간 나이키가 추진했던 상품과 유통 전략이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이키의 2026 회계연도(2025년 6월~2026년 5월) 글로벌 매출은 463억 9,800만 달러로, 2024 회계연도 513억 6,200만 달러와 비교해 2년 만에 9.7%, 약 50억 달러가 줄었다. 수익성 하락은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7억 달러에서 31억 800만 달러로 45.5%나 줄며 거의 반토막 났다.
한국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나이키코리아가 최근 공개한 2026 회계연도 매출은 1조 7,936억 원으로 전년보다 5.2% 감소했다. 2023 회계연도 2조 109억 원을 정점으로 2024년 2조 50억 원, 2025년 1조 8,913억 원, 올해 1조 7,936억 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3년 사이 2,173억 원이 줄었다.
다만 수익성은 개선됐다. 2026 회계연도 영업이익은 824억 원으로 전년 378억 원에서 118%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2.0%에서 4.6%로 높아졌다. 매출 감소 속에서도 재고와 원가 관리 등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매출원가는 전년보다 9.3% 줄었고, 재고자산은 16.2% 감소했다.
나이키의 위기를 불러온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DT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직접 판매) 중심의 유통 전략이 꼽힌다.
나이키는 2019년 11월 미국 최대 온라인 플랫폼 '아마존' 내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데 이어 '풋락커' 등 도매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공급도 축소했다. 자체 온라인몰과 직영점을 통해 소비자를 직접 확보하고, 유통 업체에 돌아가던 마진과 소비자 데이터를 내부로 가져오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DTC 강화는 역설적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나이키가 공급을 줄인 멀티숍과 전문점의 빈자리는 아디다스와 뉴발란스 등 기존 경쟁사뿐 아니라 호카와 온 등 신흥 브랜드들이 빠르게 파고들었다.
더 큰 문제는 상품 전략이다.
나이키는 2020년을 전후해 덩크, 에어포스1, 에어조던 등 기존 라이프스타일 프랜차이즈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높은 성장을 이어갔다. 국내에서도 일명 '범고래'로 불린 '덩크 로우 레트로' 화이트&블랙 모델이 리셀 시장에서 정가의 수 배에 거래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수요가 급증하자 공급을 대폭 늘렸고,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식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후속 상품 발굴도 늦었다.
특히 글로벌 스포츠 시장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한 러닝 시장의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기존 라이프스타일 히트 상품에 집중하는 사이 소비자들의 관심은 러닝으로 이동했고, 경쟁사를 비롯한 신흥세력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선점했다.
2024년 10월 구원투수로 복귀한 엘리엇 힐 CEO는 다시 '스포츠'를 중심에 놓고 상품 혁신과 홀세일 관계 복원에 나서고 있다.
나이키는 2026 회계연도 연차 보고서에서도 "제품 혁신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일부 풋웨어의 시장 공급을 줄이는 등 포트폴리오 구성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닝을 비롯한 퍼포먼스 스포츠 상품에 다시 힘을 싣겠다는 전략이다.
DTC에 집중했던 유통 전략도 빠르게 수정하고 있다. 2025 회계연도 7% 감소했던 홀세일 매출은 2026년 6% 증가한 275억 달러로 반등했다. 반면 자체 온라인과 직영점으로 구성된 나이키 다이렉트 매출은 6% 감소한 177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여전히 싸늘하다.
나이키 주가는 9월 14일 37.05달러로 마감했다. 2021년 1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 종가 177.51달러와 비교하면 약 79%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10일에는 37달러 아래까지 내려가며 12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미 증시 대표 우량주 지수인 S&P100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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