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뻗는 K-패션 '전략 고객'으로 부상
日 테이진, 伊 까르비코 등 직접 영업 나서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일본의 대표적인 화학섬유 기업 테이진(TEIJIN)의 자회사인 테이진 프론티어(Teijin Frontier)가 한국 시장 영업에 직접 나섰다. 그동안 일본의 대형 컨버터를 통해 일부 제품만 한국 시장에 공급해 왔으나, 최근 일본 생산 제품은 물론 중국·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의 전 아이템을 대상으로 국내 기업들과 직접 비즈니스 상담을 시작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원단 기업 까르비코(CARVICO) 그룹은 8월 1일부로 기존 에이전트를 통한 비즈니스 방식을 종료하고, 한국 지사 까르비코코리아를 설립했다. 국내 고객사와 접점을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기능성 원단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일본과 유럽의 프리미엄 소재 기업들이 한국 패션 브랜드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섬유 소재 시장의 장기 불황으로 신규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새로운 전략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섬유산업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반적인 소비 침체에 높은 에너지 비용과 강화되는 환경 규제 부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산 저가 제품의 공급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섬유의류산업연맹(EURATEX)에 따르면 유럽 섬유·의류 산업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생산과 매출, 고용이 감소했다.
이에 글로벌 소재 기업들은 범용 제품의 생산을 줄이는 대신 고기능·친환경 등 고부가가치 소재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브랜드 발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패션 브랜드들이 일본과 중국, 동남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소재 업체들이 바라보는 한국 고객의 가치가 달라지고 있다"라며 "특히 스포츠·아웃도어·애슬레저·골프 등 액티브웨어 시장에서 이 같은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몇 년 국내 액티브웨어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코오롱스포츠,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아이더, 노르디스크, 시에라디자인, 지포어 등이 대표적으로 글로벌 상표권을 인수하거나, 아시아 지역 전개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액티브웨어 브랜드들은 일반 캐주얼웨어에 비해 고기능성 소재 사용 비중이 높고, 신소재 활용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소재 업체들의 주요 공략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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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뷰 인 서울 2026'에 많은 참관객이 방문한 모습 /사진=권도이 기자 kdiphoto@apparelnew.co.kr |
테이진 프론티어는 최근 국내 스포츠·아웃도어·골프웨어 기업을 대상으로 대표 소재인 '솔로텍스(SOLOTEX™)'를 앞세워 비즈니스 상담을 시작했다. 그동안 국내 브랜드와 메이커들 사이에서 솔로텍스에 대한 수요는 높았지만, 제한적인 소싱 루트와 높은 가격대로 인해 폭넓게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테이진은 한국 기업과의 직접 영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일본·중국·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생산 거점을 활용해 고가부터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제품군을 폭넓게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까르비코 역시 한국 직진출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을 한층 강화한다. 각 브랜드의 상품 기획과 용도에 최적화된 소재를 제안하고 개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신속한 대응과 안정적인 공급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아웃도어와 골프웨어 시장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컨템포러리와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패션 영역으로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열린 '프리뷰 인 서울 2026'에서도 해외 업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
올해 전시회에 국내외 526개 社가 참여한 가운데, 해외 기업은 259개 社로 지난해 239개 社보다 8.4% 증가했다. 전체 참가업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다. 물론 중국 기업 223개 社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긴 했지만, 일본 등 프리미엄 소재 기업들의 참가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소재 기업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국내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프리미엄 소재 업체들은 단순히 완성된 소재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동개발이나 브랜드 전용 소재 공급 등 한층 고도화된 협업을 경쟁력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소재 차별화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국내 패션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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