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 상장한 '쉬인', 성장 전망은 '불투명'

발행 2026년 09월 01일

장병창 객원기자 , appnews@apparelnews.co.kr

 

사진=쉬인

 

기업 가치 265억 달러로 17억 달러 조달

미국과 유럽 면세 철폐와 과세 등 난제 쌓여

 

중국에서 출발한 온라인 패션 기업 쉬인(SHEIN Global Holdings Limited)이 뉴욕과 런던에서 좌절을 맛본 후 9월 1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주당 6.19 달러(48.56 홍콩달러), 약 265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17억4,000만 달러(약 2조4,00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이다.

 

2022년 사모펀드 시장에서 1,000억 달러로 평가받던 기업 가치에 비해서는 4분의 1 수준으로 평가 절하됐다. 상장 전날 장외 시장에서도 주가가 10~17% 떨어지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불과 몇 년 사이 쉬인의 기업 가치가 크게 떨어진 원인은 그동안 매출과 이익 등 성장 속도가 크게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매출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전년 대비 41% 증가한 321억 달러, 2024년 21% 증가한 387억5,000만 달러, 2025년 8% 증가한 41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 1.1% 증가한 90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는 급강하 추세를 보였다.

 

순이익은 2023년 27억9,000만 달러, 2024년 33억7,000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다시 20억6,000만 달러로 후진했고, 올해 들어 1분기에는 9,9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이처럼 성장률이 매년 둔화된 배경으로는 미국의 소액 소포에 대한 비과세 철폐와 관세 강화,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출현으로 인한 경쟁 심화, 쉬인의 비즈니스 관행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각종 규제 강화 등이 꼽힌다.

 

특히 미국의 800달러 미만 소액 소포에 대한 비과세 철폐 및 수입 관세율 인상 조치는 쉬인의 미국 비즈니스에 치명타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격 인상과 더불어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쉬인은 홍콩 증시 상장을 위한 투자 설명회에서 주식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40%를 기술 역량 강화에, 40%를 브랜드 인지도와 글로벌 사업 강화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사업과 일반 기업 운영에 사용할 계획이다. 또 제3자 판매자가 참여하는 쉬인 마켓플레이스를 확대하는 등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M&A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쉬인이 인수하거나 투자·제휴한 외국 기업으로는 미국의 에버레인, 영국 프레이져스그룹으로부터 지식재산권과 상표권을 인수한 미스가이디드 등이 있다. 또 포에버21 운영사였던 SPARC그룹 지분 약 3분의 1을 취득하고 포에버21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투자자들이 기대할 만한 눈에 띄는 성장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 오히려 악재들이 닥치며 어려움이 더해가는 추세다. 공교롭게도 쉬인이 홍콩 증시에 상장된 9월 1일은 프랑스가 쉬인 등을 겨냥해 제정한 반(反)패스트패션법이 발효된 날이다. 이 법은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제품에 올해 0.25~12유로, 2030년에는 2.20~20유로의 환경 부과금을 물리는 것이 골자다. 부과금은 제품 세전 판매가격의 50%를 넘을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이 법이 차별적이고 무역장벽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악재는 쉬인에게 가장 큰 시장인 유럽연합이 지난 7월부터 150유로 이하 소액 소포에 대해 관세 품목 분류별로 3유로의 고정 관세를 물리기 시작한 것이다. 유럽 매출 비중이 미국보다 큰 쉬인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 경제부가 세관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유럽연합으로 들어오는 소액 소포는 7월 이후 30~4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쉬인의 판매량은 15% 감소했다.

 

미국 CNBC는 쉬인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소액 소포 면세가 철폐됨에 따라 쉬인의 초고속 성장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쉬인의 내년 매출을 3.4% 증가한 443억 달러, 순이익은 17억 달러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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