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입고 춤추는 로봇…한세실업 다음 무대는 '로봇 옷장'

발행 2026년 06월 10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지난 8일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휴머노이드 패션 첫선

140명 글로벌 디자이너 역량 총집결한 미래 프로젝트

미국 로봇 기업·소재 스타트업과 협력 논의도 본격화

 

"휴머노이드가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온다면, 그들이 입을 옷도 결국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 미래 의류 전시 '웨어 더 퓨처(Wear the Future)' 현장에서 만난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휴머노이드 의류 연구의 출발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세실업(대표 김동녕·김익환·김경)은 이날 휴머노이드를 위한 의류를 처음 공개하며 미래 의류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한세실업의 DNA는 늘 가장 먼저 시도하는 데 있다"며 "2019년 업계 최초로 3D 디자인 조직을 만들었고, 이후 AI를 디자인 전반에 적용했다. 그 다음 단계가 바로 휴머노이드 시대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한세실업을 바이어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기업으로 생각하지만, 서울·뉴욕·바르셀로나 등 전 세계 거점에서 140명 이상의 디자이너가 활동하며 글로벌 고객사에 디자인을 먼저 제안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장을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세실업은 현재 R&D 디자인 대부분을 3D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연간 50만 장에 달하던 실물 샘플을 약 30만 장 수준으로 줄였다. 2023년부터는 AI 전담 조직을 신설해 디자인 이미지 생성, 글로벌 판매 데이터 분석, 원단 사용량 최적화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한세실업이 만든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로봇

 

한세실업이 휴머노이드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빠른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휴머노이드 가격은 매우 높았지만 최근 중국산 일부 모델은 2만 달러, 한화 약 3,000만 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가격 하락 속도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가정과 산업 현장 곳곳에 로봇이 보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교사, 간병인, 동반자, 산업 작업자 등 휴머노이드가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옷 역시 필요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의 몸을 보호하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기능은 로봇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에는 교육, 실버케어, 산업 현장, 서비스업 등 다양한 환경을 가정한 휴머노이드 의류가 전시됐다. 겉모습은 사람의 옷과 비슷하지만 설계 방식은 크게 다르다.

 

손지연 한세실업 R&D본부 이사는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달리 관절이 360도 회전하고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열이 발생한다"며 "사람의 의류 패턴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어 구조부터 새롭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발표하는 손지연 한세실업 R&D본부 이사

 

가장 큰 차이는 관절 부위다. 로봇의 회전 범위를 고려해 일부 부위를 개방형 패턴으로 설계하고, 고신축·고내구성 원단을 사용해 반복 동작에도 손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발열 문제 해결도 핵심 과제다. 손 이사는 "현재는 냉감 기능 소재와 메쉬, 벤틸레이션을 적용해 열 배출을 돕고 있다, 향후에는 로봇 전용 냉감 소재 개발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센서와 카메라가 위치한 부위는 가리지 않으면서도 기계 장치를 보호해야 하고, 충전이나 유지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쉽게 열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로봇에게 옷을 입히고 벗기는 과정까지 고려해 자석과 지퍼를 적극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이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련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 뉴욕 디자인 오피스를 통해 미국 휴머노이드 제조사 및 소재 스타트업과 접촉하고 있으며, 2024년 인수한 미국 원단업체 텍솔리니를 통해 고기능성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휴머노이드 의류 시장은 아직 누구도 개척하지 않은 영역"이라며 "로봇이 우리 일상에 들어오는 시점에 가장 먼저 준비된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매년 발전된 휴머노이드 의류와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미래 의류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웨어 더 퓨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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