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찌라의 ‘기업 읽어드립니다’ - 프라다(下)
 |
| 미우미우 아르카디 마테라쎄 나파 가죽 백 |
미우치아 프라다는 1977년 밀라노 무역박람회에서 가죽 공급업자인 파트리치오 베르텔리를 만난다. 공교롭게도 그는 프라다를 모방한 가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표절과 도용 문제를 담판 짓는 자리에서 베르텔리는 오히려 프라다에 비전을 제시했다. 프라다가 가방뿐만 아니라, 신발과 기성복으로 확장하고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 베르텔리의 디자인에 대한 열정에 반한 미우치아는 베르텔리를 프라다의 주요 공급업체로 계약하고, 프라다의 가죽제품을 독점 생산케 했다. 두 사람은 10년간의 연인관계를 거쳐 1987년 정식으로 결혼한다.
베르텔리는 프라다의 모든 생산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품질을 관리했다. 2011년에는 중국의 수요와 투자를 노리고 프라다를 홍콩 증시에 상장시켰다. 두 사람은 현재 76세, 79세에도 여전히 현업에서 함께 일하며, 부부이자 사업 파트너로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미우치아는 베르텔리의 조언을 따라 1988년 기성복을 선보였고, 프라다 기성복은 절제된 고급스러움과 미니멀리즘으로 갖고 싶은 럭셔리 반열에 올랐다.
1993년에는 미우치아의 어린 시절 애칭에서 이름을 딴 프라다의 세컨드 브랜드, 미우미우를 선보인다. 미우미우는 추한 것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어글리 시크’를 내세우며 전통적 아름다움에 도전했다. 모델들은 엉성한 헤어스타일로 런웨이를 걷고 의도적으로 못생긴 디자인 요소들을 추가했다.
미우미우는 현재 패션계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 변곡점은 2021 F/W 시즌에 등장한 바라클라바. 이듬해 S/S 시즌에는 로우라이즈 패션과 Y2K 트렌드를 부활시켰고 이후에도 발레코어, 긱시크 등의 트렌드를 창조했다. 특히, 2000년대 팝스타가 입을 법한 자유롭고 대담한 마이크로 미니 스커트가 폭발적 인기를 얻으며 인스타그램에 미우미우가 넘쳤다.
미우미우 역시 브랜드에 지적인 숨결을 불어 넣었다. 문학클럽을 운영하고, 시대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들의 책을 배포했다. 독서가 멋있다고 보는 텍스트힙 트렌드에 적극 올라탄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불경기로 럭셔리 업계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프라다 그룹은 4년 연속 두 자리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우미우는 2023년 매출이 89% 성장하는 등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럭셔리 브랜드다. 2025년에는 베르사체 인수를 발표하며 이탈리아 최대 럭셔리 그룹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프라다 그룹의 독주 뒤에는 여성의 지적 역량과 창조성에 대한 철학이 있다. 미우치아는 여성을 둘러싼 전통과 혁신, 보수와 반항, 아름다움과 추함이라는 모순을 즐겼다. 이러한 철학은 오늘날 전 세계 럭셔리 패션의 최전선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창조하는 프라다의 원동력이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