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길] 130억 조회를 만든 쉬인의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략

발행 2026년 02월 12일

어패럴뉴스 , appnews@apparelnews.co.kr

이성길의 '마케팅 바이블'

 

 

최근 국내 커머스 시장에서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이 빠르게 보편화되고 있다. 이미 쿠팡, 네이버, 오늘의집, 올리브영 등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카카오도 올해 런칭을 예고한 상태다. 공통점은 명확하다. 광고비를 선지급하는 대신, 상품이 실제로 판매됐을 때만 비용을 지불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기법의 유행이라기보다,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관계가 재정의되는 신호에 가까우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증명해낸 사례가 바로 쉬인(SHEIN)이다.

 

쉬인은 2023년 기준 전 세계 패스트 패션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기업이다. 초저가와 초고속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되지만, 쉬인의 진짜 경쟁력은 제품 그 자체보다 운영 구조에 있다. 쉬인은 소량 생산으로 신제품을 먼저 테스트하고, 반응이 검증되면 즉시 대량 생산으로 전환한다. 하루 수천 개에 달하는 신상품을 시장에 던지며 트렌드를 예측하기보다, 시장의 신호에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공급 구조가 유연한 브랜드에게 중요한 건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어떻게 팔릴 것인가"다. 그리고 그 해답을 쉬인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찾았다.

 

쉬인의 마케팅 전략은 단순하다. 노출이 아니라 성과에 비용을 지불한다. CPS(Cost Per Sale) 기반 어필리에이트 구조를 모든 인플루언서 협업의 중심에 두었다. 브랜드는 판매가 발생했을 때만 수수료를 지급하고,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콘텐츠가 만들어낸 실제 성과만큼 수익을 얻는다. 쉬인은 이 구조를 소수의 대형 인플루언서가 아닌, 마이크로·나노 인플루언서까지 대규모로 확장했다. 유명 셀럽 중심의 협찬 대신, 누구나 제휴자가 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고, 그 결과 SNS 전반에 쉬인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실제로 인도 런칭 당시, 약 2천명 이상의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진행할 정도로 마이크로·나노 인플루언서가 이들의 핵심 동력이다.

 

특히 쉬인의 성장 엔진으로 작동한 건 '하울(Haul)' 콘텐츠다. 하울은 최근 구매한 제품들을 직접 입어보고 리뷰하는 포맷으로, 패션·뷰티 영역에서 가장 반복 생산이 쉬운UGC 형식이다. 쉬인은 이 포맷 안에 제휴 링크와 할인 코드를 결합해, 콘텐츠 자체가 곧 구매 경로가 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틱톡 내 '#hauls' 해시태그에서 쉬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브랜드 기준 압도적 1위(42%)를 기록했고, 틱톡 해시태그 #SHEINhaul의 조회 수는 2024년 기준 130억 회 이상이다. '하울'이라는 콘텐츠 형식 자체가 쉬인의 대표적인 세일즈 채널로 자리 잡은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지점은 쉬인이 인플루언서와의 관계를 단발성 협업이 아닌 지속 가능한 협업 구조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성과가 누적될수록 더 높은 보상과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었는데 대부분의 어필리에이트 프로그램의 쿠키 윈도우(인플루언서의 어필리에이트 링크를 클릭한 시점부터 해당 클릭을 기준으로 구매가 발생한 기여를 인정하는 기간)가 24시간인데 반해, 쉬인은 30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조건을 보장했다. 지연된 구매까지 인플루언서의 수익으로 귀속시킨 것이다. 수수료도 업계 대비 2배 가까운 수준이며(10~20%), 반복 미션이나 보너스 구조를 통해 "한 번 해보고 끝"이 아니라 "계속할수록 유리한 협업" 구조로 설계했다. 실제로 쉬인의 인플루언서 협업 중 상당 비율(27%)은 장기 협업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서 보기 드문 수치다.

 

쉬인의 전략에서 더 흥미로운 부분은 데이터다. 쉬인은 인플루언서에게 자신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트래킹 구조와 프로모션 자산을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어떤 콘텐츠가 클릭을 만들었고, 어떤 제품이 실제 매출로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구조는 크리에이터가 스스로 자신의 콘텐츠를 개선하게 만든다. 브랜드가 일일이 가이드하지 않아도, 인플루언서가 데이터 기반으로 자기 최적화를 반복하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쉬인이 만든 인플루언서 마케팅 성과의 비결은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을 넘어 지속 가능한 크리에이터 생태계(창작자 경제)를 구축하는 전략에 기인한다. 인플루언서를 노출 수단이 아닌 성장 파트너로 인식하고 이들이 더 활동하고 싶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이에 인플루언서들이 화답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여전히 단기 캠페인에 머물러 있다면,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인플루언서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가를 말이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카카오톡 채널 추가하기 버튼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광고배너 이미지

지면 뉴스 보기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
지면 뉴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