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창식의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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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챗GPT |
넷플릭스는 본래 DVD 대여 서비스로 성공 가도를 달렸으나, 주 수익원이었던 DVD 시장이 건재함에도 불구하고 '스트리밍'이라는 전혀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늘 해오던 방식은 쉽고 예측 가능하지만, 넷플릭스는 이를 거부했다.
만약 그들이 DVD 대여라는 익숙함에 안주했다면 오늘날의 글로벌 OTT 기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먼지 봉투가 있는 청소기가 당연시되던 시대에 제임스 다이슨은 5,126번의 실패 끝에 '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었다. 다이슨은 수천 번의 실패와 비용을 감내하며 차별화된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고유 강점)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 종종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한다. 새로운 일은 때로 주위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해보지 않은 일을 시도하는 번거로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업무 과중 등 안 될 이유를 찾는 것이 될 이유를 찾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이다.
늘 해오던 방식은 쉽고 예측이 가능하며 일을 빠르게 끝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새로운 일은 불편하고 힘들며 예측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시도에 따른 비용도 더 많이 든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익숙한 방식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자기혁명>의 저자 박경철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은 늘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모험이다. 사람은 관성에 길들여져 있고, 이 관성은 혁신을 방해한다. 만약 인류가 익숙함에 안주했더라면 우리의 문명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안주하려는 관성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누차 경고한다.
근래 한 대학 홍보팀에서 영상 담당 직원을 채용하는 공고가 있었다. 여러 명이 지원했지만 대다수가 경력이 없는 신입이었고, 경력직 또한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의 실력을 갖춘 이는 없었다. 계약직 연봉 수준이 기대보다 낮아 실력 있는 전문가가 지원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고 인사 채용 담당자를 만났다. 영상의 시대인 만큼 홍보에서 영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므로, 전문가 채용을 위해 실질적인 연봉 수준을 반영해 재공고를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다른 계약직원과의 형평성과 예산 등을 이유로 기존 방식대로 채용이 진행되었다. 반면 나이키는 전통적인 제조·유통 기업이었음에도 최근 수년간 데이터 분석가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하며 'D2C(소비자 직접 판매)' 기업으로 변모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사원들과의 형평성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나이키는 디지털 시대에 맞춰 기존 인력 구조와 보상 체계를 혁신하여 전문가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경쟁사보다 앞서 나갔다. 글로벌 패션 기업 나이키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유치를 위해 기존 보상 체계를 뒤흔드는 파격을 보인 이유는 명확하다. 그들에게 전문가 채용은 단순한 고용이 아니라,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영토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형평성이라는 이름의 관성에 묶여 있을 때, 경쟁자들은 이미 전문가의 감각을 빌려 저 멀리 앞서나가고 있다.
IT나 테크 기업들이 개발자 유치를 위해 연봉 체계를 파괴했듯, 전통 기업이나 관공서, 대학 들도 '직무별 가치'에 따른 유연한 보상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안정적인 DVD 사업을 스스로 파괴하며 스트리밍으로 전환하고, 다이슨이 수천 번의 실패를 무릅쓰고 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에 집착했던 이유는 하나다. 익숙함이라는 관성에 머무는 순간, 경쟁자에게 추월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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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창식 대구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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