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택의 '섬유의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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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원단에 쓰이는 대표적인 숫자는 GSM, 온스, 데니어 3가지다. 모두 원단이나 실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위이지만, 측정하는 대상과 의미는 서로 다르다.
GSM은 'Grams per Square Meter'의 약자로, 원단 1㎡의 무게가 몇 그램인지를 나타내는 단위다. 패션 상품의 상세 페이지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원단 단위로, 티셔츠나 맨투맨, 후드티뿐 아니라 셔츠, 바지, 니트와 기능성 원단의 중량을 설명할 때도 폭넓게 사용된다.
GSM이 높아질수록 원단은 더욱 묵직하고 두꺼워지는 경향이 있다. 130~160 GSM 정도의 면 원단은 여름용 티셔츠처럼 가볍고 얇은 제품에 많이 사용되고, 180~220 GSM은 사계절용 기본 티셔츠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중량이다. 230~280 GSM은 흔히 헤비웨이트 티셔츠나 프리미엄 티셔츠에 사용된다. 300 GSM을 넘어서면 맨투맨이나 후드티처럼 두께와 보온성이 필요한 제품에 많이 활용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GSM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품질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좋은 원단은 숫자가 높은 원단이 아니라 제품의 계절과 디자인, 착용 목적에 알맞은 중량을 가진 원단이다.
청바지나 데님 재킷의 상품 설명에서는 GSM보다 ‘온스’, 즉 oz라는 단위를 자주 볼 수 있다. '12온스 데님', '14.5온스 셀비지 데님'과 같은 표현이 대표적이다. 데님에서 말하는 온스는 일반적으로 1제곱야드의 원단이 몇 온스의 무게를 갖는지를 나타낸다. GSM과 마찬가지로 일정 면적당 중량을 측정하지만, 사용하는 면적과 무게 단위가 다르다. 데님 산업이 발전한 미국과 영국의 측정 관행이 지금까지 이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8~10온스 정도의 데님은 비교적 가볍고 부드러워 얇은 청바지나 여름용 데님 셔츠, 원피스 등에 적합하다. 11~13온스는 대중적인 청바지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량이다. 14~16온스는 헤비 데님으로 분류된다. 처음 입었을 때는 뻣뻣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랫동안 착용하면 무릎과 허벅지, 주머니 주변에 자연스러운 색 빠짐과 주름이 생긴다. 17온스 이상의 초헤비 데님은 일반적인 일상복보다는 데님 애호가를 위한 영역에 가깝다. 강한 내구성과 묵직한 착용감을 제공하지만, 더운 계절에는 착용하기 어렵고 활동성도 떨어질 수 있다.
GSM과 온스가 완성된 원단의 중량을 나타낸다면, 데니어는 원단을 구성하는 실의 굵기를 설명하는 단위다. 데니어는 9,000m 길이의 실이 몇 그램인지를 나타낸다. 9,000m의 실 무게가 20g이라면 20데니어, 100g이라면 100데니어라고 표현한다. 같은 소재와 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숫자가 커질수록 실은 굵고 묵직해지며, 숫자가 작을수록 가늘고 가벼워진다. 데니어는 스타킹을 설명할 때 익숙한 단위이기도 하다. 10~20데니어 스타킹은 얇고 피부가 비치는 반면, 80데니어 이상의 스타킹은 두껍고 불투명하다.
아웃도어 의류와 가방에서도 데니어가 널리 활용된다. 10~20데니어 원사는 초경량 바람막이나 경량 다운의 겉감처럼 무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제품에 사용되고, 30~70데니어는 러닝웨어, 등산복, 일반적인 바람막이 등 기능성 의류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는 가벼움과 내구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좋은 범위다.
100데니어 이상은 내구성이 중요한 팬츠, 작업복, 가방 등에 사용된다. 500데니어나1,000데니어 급 원단은 백팩과 군용 장비, 산업용 제품처럼 강한 마찰을 견뎌야 하는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단 숫자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숫자가 원단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두 종류의 티셔츠가 모두 220 GSM이라고 해도 실제로 입었을 때의 느낌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굵은 원사로 느슨하게 편직하면 부드럽고 도톰할 수 있고, 가는 원사를 촘촘하게 편직하면 단단하고 매끄러울 수 있다.
면의 품종과 섬유 길이, 원사의 방적 방식, 편직 밀도, 조직, 염색과 후가공 역시 원단의 품질을 결정한다. 면100%라는 혼용률과 220 GSM이라는 숫자가 같더라도 바이오 워싱, 실켓 가공, 덤블 가공, 텐타 가공의 적용 여부에 따라 광택과 촉감, 수축률, 형태 안정성이 달라진다.
데님도 마찬가지다. 같은 14온스라 하더라도 원사의 굵기와 밀도, 염색 방식, 직기의 종류에 따라 착용감과 색 빠짐이 달라진다.
온라인에서는 옷을 직접 만져보거나 입어볼 수 없기 때문에 상품 상세 페이지의 숫자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 숫자는 단순한 스펙이 아니라 원단이 얼마나 가볍고 두꺼운지, 어떤 계절과 용도에 적합한지 알려주는 또 하나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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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진택 에이엠랩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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