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의 '인생이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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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억 소리 나는 성과급 소식을 접하며, 샐러리맨에게도 아직 꿈꿀 만한 순간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장면은 수많은 직장인의 부러움을 사는 동시에 '회사의 성장과 나의 삶이 함께 달라질 수 있다'는 희망도 안겼다.
우리는 흔히 직장인의 삶을 정해진 연봉 테이블 안에서 조금씩 올라가는 구조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반도체 기업들의 소식은 회사가 압도적인 성과를 내고 그 결과를 구성원들과 나눌 때 직장인의 인생에도 예상 밖의 상방이 열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장면은 패션업계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깊은 고민을 남긴다. 흔히 패션은 열정과 감성의 산업으로 불리지만, 시장 현장의 실상은 냉정하다. 빠르게 돌아가는 시즌, 재고와 마진의 압박 속에서 디자이너, MD, 영업, 물류, 판매 현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그러나 그 노고에 비해 보상 구조는 상대적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한다.
필자 역시 대기업에서 15년 이상 일했지만, 샐러리맨의 연봉 테이블만으로 삶의 상방을 크게 열기란 쉽지 않았다.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원 시절, 2008년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일정 소득 이하의 국민에게 생활 안정 차원의 '유가환급금'을 지급했다. 나 역시 당시 그 대상자였는데,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국가의 환급 제도 대상자였다는 사실이 당시에는 조금 웃프게 느껴졌다.
이후 연차가 쌓이며 연봉은 단계적으로 올랐지만, 직장인의 삶은 성실하게 계단을 오르는 구조에 가깝고, 그 계단만으로는 인생이 크게 달라지기 어렵다는 현실도 함께 배웠다.
결국 보상의 크기는 산업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와 연결된다. 패션업계가 더 나은 보상 구조로 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더 많이 파는 수준을 넘어,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때 가능하다.
좋은 상품을 만들고, 좋은 매장을 운영하고, 좋은 고객 경험을 쌓아가는 일이 단순히 버티는 일이 아니라, 언젠가 충분한 결실로 돌아온다는 믿음이 있고, 실제 구성원들의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패션 산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미국의 사업가 헨리 포드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할 수 있다고 믿든, 할 수 없다고 믿든, 당신이 믿는 대로 될 것이다.(Whether you think you can, or you think you can't – you're right)"
결국 우리가 꿈꾸는 성장의 크기가 우리의 한계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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