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연구개발, 천연염색 기술 표준화로 산업화 길 열어
이슈컴퍼니 - 화수목

발행 2026년 09월 29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나일론 원단에 천연염색으로 스트라이프 패턴 구현(왼쪽), 데님 기먼트 다잉(오른쪽)

 

독자적인 염재 분말화 기술로 균염, 양산 한계 극복

작업자 감각 의존하던 공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천연염색 전문기업 화수목(대표 김후자)이 독자적인 염재 추출·분말화 기술을 기반으로 천연염색의 산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후자 대표는 천연염색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40년 가까이 연구와 제품 개발을 이어왔다. 미술에 머물렀던 천연염색을 섬유·패션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색상 재현성과 균염성을 높이고 양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 왔다.

 

김 대표는 "과거 천연염색 연구는 회화나 공예 분야에 집중돼 있었다. 이를 기술적으로 표준화해 산업화하려는 시도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40년 동안 천연염색을 기성복과 산업용 소재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고 말했다.

 

18년 전에는 경북 영천으로 사업 기반을 옮겨 염재 추출부터 분말 가공, 샘플 개발, 염색 생산까지 전 공정을 수행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마련했다. 현재 천연염색 가공을 주력으로 실크와 나일론, 면, 레이온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관련 특허도 20여 건 보유하고 있다.

 

김후자 대표

 

화수목의 핵심 경쟁력은 염재의 유효 성분을 저온 진공 상태에서 추출한 뒤 분말로 가공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천연염색은 염재를 고온에서 끓여 색소를 추출하기 때문에 원물의 유효 성분이 손상될 수 있고, 작업할 때마다 색상이 달라지는 한계가 있다. 화수목은 진공 상태에서 물의 끓는점을 약 40도까지 낮춰 색소를 추출하고, 추출액을 스프레이 드라이어로 분말화한다.

 

분말 염료는 정확한 계량이 가능해 색상 재현성이 높고 보관과 유통이 용이하다. 염료의 종류와 배합 비율, 소재, 온도, 시간 등에 따른 결과도 데이터로 축적해 천연염색의 고질적인 과제로 꼽혀온 균염성과 양산성을 끌어올렸다.

 

천연 DTP(Digital Textile Printing)나 래피드 염색기, 가먼트 다잉을 활용하는 업체는 일부 남아 있지만, 염재를 저온 진공 방식으로 추출해 분말로 상용화하고 대량 염색에 적용하는 기업은 화수목이 유일하다. 작업자의 감각에 의존하던 천연염색을 데이터 기반의 산업 공정으로 전환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품질은 KATRI시험연구원과 FITI시험연구원의 견뢰도·표면 저항성 관련 시험에서 4~5등급을 획득했다. 일부 염료는 일광견뢰도에서 화학 염료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화수목은 천연염색 특유의 손맛을 살리면서도 견뢰도를 확보한 균일한 염색(균염) 기술을 갖췄다

 

화수목은 카미아, 키바타, 카이르 등 국내 패션 브랜드와 가먼트 다잉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새FNC에는 10년째 천연염색 원단을 공급하고 있다. 로레알그룹의 아이섀도 제품에도 천연염료 분말을 지속해서 납품하고 있다.

 

2024년 12월부터 천연염색 셀비지 데님 개발과 생산에도 나섰다. 국내 패션 브랜드의 일본산 원단 의존도를 낮추고 사라져가는 국내 제직 기반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대구의 구직기(셔틀직기)로 셀비지 데님을 제직하고, 링방적사와 OE사 등 원사를 달리해 다양한 질감을 구현하고 있다. 감물과 오배자, 체스넛 등 천연염료를 접목해 일본산 원단과 차별화를 뒀다.

 

김 대표는 "국내 뿌리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면 원단의 해외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국내 셀비지 데님 생산 기반을 되살리고 천연염색이라는 독자적인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친환경 기조가 강화되고 한국적 미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의 주목도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프리뷰 인 서울(PIS)’에서는 해외 바이어 상담이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전통적인 색감과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균일한 품질과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천연염색은 더 이상 소량 생산에 머무는 공예가 아니다. 품질을 수치화하고 생산 공정을 체계화하면 패션과 뷰티 등 다양한 산업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천연 원료 특유의 깊이 있는 색감과 손맛을 살려 한국의 소재 기술을 세계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PIS 2026에서 상담하는 모습(왼쪽), 화수목 기업부설연구소(오른쪽)
영천시 여성재취업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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