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한국의 美'에 빠지다

발행 2026년 08월 27일

오경천기자 , okc@apparelnews.co.kr

 

'푸마' 맨시티하우스 팝업스토어, '코닥어패럴' 북촌 코닥서울하우스

 

제품·공간 기획에 '전통' 요소 활용

글로벌 공략 위한 차별화 IP로 부상

 

[어패럴뉴스 오경천 기자] 글로벌 패션 브랜드부터 국내 브랜드까지 '한국의 전통'이 디자인 영감의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복과 단청, 훈민정음, 민화, 자개 등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적인 패션으로 재해석하는 것은 물론, 매장 인테리어와 브랜드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과거 한국의 전통 요소를 활용한 상품이 기념품이나 한정판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브랜드와 상품을 차별화하는 디자인 언어이자,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한국의 전통을 콘텐츠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2023년과 2024년 한국 탈춤에서 영감을 받은 '삼바 탈'을 선보여 히트했고, 지난해에는 '김장 조끼'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퀼팅 재킷을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또 올해 초에는 서촌 러닝 특화 매장을 오픈하면서 한복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을 입고 달리는 ‘한복 러닝’ 이벤트를 진행하며 전통적인 지역성과 현대적인 러닝 문화를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아디다스' 삼바 탈

 

SPA '자라' 역시 한복 고유의 단아함을 자라만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한복 컬렉션, 한글날을 기념해 출시한 한글 로고 티셔츠 등 한국적인 모티브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공간까지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명동 눈스퀘어점에 오픈한 '자카페(Zacaffè)'는 한국 전통의 돌담을 모티브로, 절제된 회색빛과 자연석 질감을 표현하여 고요하고 강인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담아냈다. 또 8월 말 오픈한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는 매장 외관부터 내부 곳곳에 한국의 소재와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인테리어와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명품 업계도 마찬가지다. 럭셔리 브랜드의 대표인 '에르메스'는 지난해 8월 서울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매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한국의 전통 단청을 공간 디자인의 핵심 모티프로 활용했다. 단청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아노다이징 메탈 소재를 활용해 현대적인 파사드로 재해석했다. 내부에는 권중모 작가의 종이 조명 등 국내 작가들의 공예 작품도 배치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더네이쳐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국가유산청과 협업해 지난 7월 'K-헤리티지' 컬렉션을 출시했다. 훈민정음과 민화, 자개, 단청 등 한국의 문화유산을 의류와 신발, 가방, 생활용품 등으로 재해석했다. 더현대 서울에서 진행한 첫 팝업에는 일주일 동안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K-헤리티지 컬렉션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사진=권도이 기자

 

하이라이트브랜즈의 '코닥어패럴'도 최근 서울 북촌에 국내 최대 규모 플래그십 스토어 '코닥서울하우스'를 열면서 한국적인 공간과 콘텐츠를 적극 활용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공간 요소에 코닥의 글로벌 아카이브를 결합하고, 노리개·복조리 등 한국적 모티브를 활용한 북촌 특화 상품도 선보였다.

 

패션 기업들이 전통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K-컬처의 확산 영향이 크다. 특히 K-팝과 드라마에서 시작된 관심이 K-뷰티와 K-푸드, 패션과 관광으로 넓어진 데 이어 한복과 한옥, 민화, 공예 등 한국 문화의 원형까지 깊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 브랜드인 '뮷즈(MU:DS)'도 대표적인 사례다. 뮷즈는 박물관의 소장품을 활용해 제작한 문화상품 브랜드로, 젊은 층과 외국인에게 인기를 끌면서 2025년 41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처음으로 200억 원을 넘어섰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올해 1~5월 박물관 누적 관람객은 약 325만 5천 명으로 지난해 224만 2천 명보다 크게 늘었다.

 

이 같은 흐름은 전통문화가 더 이상 보존하고 관람하는 대상에 머물지 않고, 젊은 소비자와 외국인이 소비하는 콘텐츠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패션 기업들이 전통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국 문화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이해와 관심이 높아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독자적인 디자인 IP로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뮷즈'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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