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나서는 유아동 기업들…인수합병 통해 종합 기업 탈바꿈

발행 2026년 08월 30일

정민경기자 , jmk@apparelnews.co.kr

 

 

출생아 수 23개월 연속 증가…내수 시장 회복 기대감

한국산 유아동 제품에 대한 해외 시장 선호도 높아져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저출산으로 위축됐던 유아동 업계가 다시 자본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년부터 출생아 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 가운데,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와 해외 진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유아동 관련 기업의 증시 입성은 1995년 메디앙스(당시 보령장업)에서 시작됐다. 유아동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온 메디앙스는 1995년 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아가방앤컴퍼니가 2002년, 영유아 스킨케어 '아토팜' 등을 전개하는 네오팜이 2007년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2013년에는 알로앤루, 알퐁소 등 유아동복을 전개했던 제로투세븐이 상장했다. 제로투세븐은 2022년 유아동복 사업을 종료한 이후 현재 스킨케어 '궁중비책'과 포장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동안 뜸했던 유아동 기업의 상장은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유아 가구·용품 기업 꿈비가 2023년 2월 코스닥에 직상장했고, 지난해 7월에는 젤리스푼, 밀크마일, 몰리멜리 등을 전개하는 뉴키즈온이 KB제28호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했다. 올해 5월에는 카시트와 유아 가전 등을 전개하는 폴레드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최근 상장했거나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들의 공통점은 M&A를 활용해 단일 브랜드나 품목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M&A 시점과 자금 조달 방식은 기업마다 다르다. 꿈비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연관 기업을 잇달아 편입했고, 폴레드는 상장에 앞서 선제적인 볼트온(Bolt-on) 전략으로 외형과 수익 기반을 확대했다.

 

꿈비는 상장 후 M&A를 통해 유아동 사업의 온오프라인 밸류체인을 넓혀 왔다. 지난해 영유아 쇼핑몰 '더에르고'를 운영하는 에르모어를 인수한 데 이어, 유아용품·완구 유통기업 가이아코퍼레이션과 층간소음 매트 업체 옥토아이앤씨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최근에는 유아동 신발·패션 전문기업 토박스코리아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가이아코퍼레이션과 토박스코리아가 보유한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자사 및 계열사 상품의 교차 판매를 확대하고,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유통과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꿈비 '링크맘' 용인 본점

 

폴레드는 상장 전부터 M&A를 통해 카시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종합 유아용품으로 전환해 왔다. 2020년 프리미엄 젖병소독기 '페어런토리'를 인수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젖병소독기 '유팡'과 '베이비브레짜'의 국내 총판권을 보유한 아이브이지를 각각 편입했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확장은 실적으로 이어졌다. 폴레드의 매출은 2023년 200억 원대에서 지난해 799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100억 원을 넘어선 104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대까지 상승했으며,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는 17.8%를 기록했다. 상장을 앞두고 외형만 확대한 것이 아니라, 인수 기업의 운영 구조를 효율화해 수익성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유아동복 업계서는 차일디가 다음 상장 주자로 나섰다. 차일디는 지난해 9월 KB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7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 절차를 밟고 있다.

 

히로, 아웃도어 프로덕츠 키즈, 스타터 블랙라벨 키즈 등을 전개하는 차일디의 지난해 매출은 420억4,000만 원으로, 전년보다 33.6% 증가했다.

 

차일디는 지난해 상반기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고, 조달한 자금을 신규 브랜드 확보와 유통 사업 확장에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라운드컴퍼니로부터 키즈 스트리트 편집숍 'GLGK'와 주니어 브랜드 '산(SANN)' 사업부를 인수했으며, 관련 인력도 고용 승계했다.

 

강준기 차일디 대표는 IPO 추진 배경에 대해 "자금 조달이 용이한 환경에 진입해 더 많은 사업을 확장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자본시장 진출이 다시 활발해진 배경에는 유아동 시장을 둘러싼 환경 변화가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2만3,16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3.6%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2024년 7월 이후 23개월 연속 증가세다.

 

출생아 수 반등이 당장 시장의 구조적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절대 출생아 수가 과거보다 여전히 적고, 유아동 사업은 인구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은 한 명의 아이에게 여러 가족 구성원이 지출하는 '텐 포켓' 수요를 겨냥해 상품을 고급화하고, 외국인 관광객과 해외 소비자를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K패션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유아동 분야로 확산하면서 일본과 동남아시아,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 제로투세븐의 '궁중비책'은 현재 20여 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미국, 서유럽, 중부 유럽, 아랍에미리트(UAE)까지 진출 지역을 넓혔다.

 

꿈비는 일본을 해외 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다. 박영건 꿈비 대표는 "최근 일본 최대 유아용품 유통기업인 아카짱혼포 관계자들이 링크맘 매장을 직접 방문할 정도로 한국 유아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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