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의 '스타트업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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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챗GPT |
WBC(World Baseball Classic)는 야구팬이라면 익히 아는 세계 야구의 최종장이자 월드컵이다. 특히 20년 전 2006년 1회 WBC와 2009년 2회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이 각각 4강과 준우승을 달성했던 명승부들을 TV 생중계로 관람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나와 같은 야구팬에게 WBC라는 타이틀은 그 자체로 일종의 향수를 갖게 한다.
하지만 이번 2026년 대회에서 한국은 8강에서 만난 도미니카에게 '콜드게임패'라는 '수모'를 당하면서 탈락했다. 그나마 2013년부터 2023년까지 3번의 대회에서 내리 1라운드 탈락이라는 비참한 성적을 거둔 후 한 걸음 나아간 8강전 탈락이었지만, 경기 내용으로는 그동안 이어져 온 답답함을 여전히 깨뜨리지 못했다는 짙은 아쉬움이 남아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WBC 대표팀의 부진 원인이 10년 이상 똑같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경기에 통하는 투수 자원이 없다,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쳐본 경험을 가진 타자가 없다 등등. 2013년 3회 WBC에서, 그 당시로는 충격적인 1라운드 탈락을 했을 때부터 13년이 지난 올해 6회 대회까지 똑같은 패배 원인 분석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팬들은 원인을 정확히 알고 있다. WBC 결과에 대한 팬들의 댓글들을 분석하면 답이 나온다.
""축구에서 보면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부진한 동남아 국가들에서 그나라 국민들의 자국 축구 프로 리그에 대한 사랑은 열광적인 것처럼, 우리나라의 KBO 프로야구가 동남아 축구 프로 리그처럼 '그들만의 리그'로 퇴락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KBO리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국제 수준에서의 야구 경쟁력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KBO리그의 인기에 취한 나머지, 국제적인 경쟁력 상실을 절박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러한 것이 다시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다른가? 나는 몇 년 전 복수의결권 도입에 반대했었다. 지금도 그 입장은 변함이 없다. 복수의결권은 1주에 1개 의결권이라는 대원칙을 깨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나라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경쟁력을 올려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많이 받은 창업자의 낮은 지분율에 대한 권한을 올려주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편법'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제도 도입 후 적용 사례를 다룬 기사를 작년에 한번 접한 적이 있는데, 도입한 스타트업이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 상법 개정안이 화제다. 상법 개정안의 취지는 증시 선진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에 다수의 자본 시장 참여자들이 동감하고 있기에 대체적으로 '방향'에는 이견이 없고 '속도'와 '정도'에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안 중 '자사주 의무 소각'에 대해서 스타트업/벤처기업은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또 들려온다. 자사주 의무 소각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 소각해 발행주 주식 수를 줄임으로써 개별 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주당순이익(EPS=순이익/발행주식 수)'을 올려, 실질적인 주가 부양 효과를 도모하는 단순하고 강력한 방법임을 모두가 잘 안다. 그러면 벤처기업/스타트업에게 이러한 자사주 의무 소각을 면제시켜 주자는 일각의 주장은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의 경쟁력을 올리기 위함인가, 아니면 창업자(대주주)를 위한 것인가?
물론 우리나라의 스타트업/벤처 생태계가 미국이나 서구권에 비해 늦게 시작된 후발주자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스타트업/벤처기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한 것이지, 주변에 대한 지원이나 창업자 개인에 대한 지원은 본질을 벗어나는 이야기다.
그러한 지원들이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올려줄 것인가. 아니면 갈라파고스화된 생태계에서 우리 내부용 스타트업/벤처기업이 되어, WBC와 같은 국제무대에서는 도태되어 버리고도 국내 프로리그 인기에 안주하는 KBO야구와 같이 퇴락할 것인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선명하게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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