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건 독립문 대표 "조부모부터 손자까지 입는 한국 대표 브랜드 만들겠다"
김형건 독립문 대표

발행 2026년 06월 11일

이종석기자 , ljs@apparelnews.co.kr

 

김형건 독립문 대표 /사진=최종건 기자 cjgphoto@apparelnew.co.kr

 

79년 독립문의 승부수…'PAT' 재도약 시동

유행 없는 상품, 정상 매장 확대

 

[어패럴뉴스 이종석 기자] 대한민국 패션 브랜드 상표 1호, 최장수 패션 기업, 한국형 프랜차이즈(대리점)의 시초. '피에이티(PAT)'를 전개하는 독립문의 이력이다. 독립문은 독립운동가 출신 김항복이 1947년 설립한 회사다.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 메리야스로 60~70년대 국내 내복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하기도 했다. 1980년 오일쇼크 여파로 부도 위기에 몰리며 법정관리에 들어갔지만, 1998년 이를 극복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전문 경영인들과 오너 3세 김형건 대표가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다. 

 

2022년 김형건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난해부터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해외 진출, 'PAT'의 대대적인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메리야스는 할아버지(김항복)가 독립운동으로 옥고를 치뤘을 당시 감옥이 추워, 따뜻한 내복을 국내에도 보급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런칭됐다. 이후 'PAT'는 메리야스를 기반으로 토털 브랜드까지 확장됐다"며 "지금은 나도 내복을 잘 입지 않지만, 우리 기업의 유산이 녹아 있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립문의 핵심 브랜드인 'PAT'는 가두 시장에서 연간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는 브랜드다. 장년층 고객이 핵심이지만, 지난 추동 시즌부터 에이리지스 캐주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움직이고 있다. 

 

김 대표는 "경쟁 레거시 기업들보다 더 과감히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이끌 계획이다. 그들과 다른 점은 단순히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게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젊은 층만을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는 것은 기존 고객이 이탈할 위험이 있고, 신예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차별점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형건 대표

 

실제 'PAT'는 이를 위해 올해 춘하 시즌부터 변화를 시작했다. 종전 대비 정제된 색감·패턴으로 에이지리스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예컨대 퀄리티까지 더 높인 PAT 컬렉션이 있다. PAT 컬렉션은 고객들이 편안함을 넘어 평안함까지 느낄 수 있게 만든 고품질 상품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품들의 올해 생산 금액 기준 물량 비중은 15%를 차지한다. 매해 순차적으로 소폭 늘려나가며,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을 균형 있게 끌어들이는 게 목표다. 

 

이어 김 대표는 "'PAT'만의 경쟁력은 또 있다. 과거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전개하며 축적한 기능성 상품 노하우도 강점이다. 이러한 기능성을 접목한 상품을 늘려나가며 접점을 더 넓힐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적으로 변화한 한국 기후에 걸맞은 상품을 제안하는 액티브 라인이 있다. 

 

앞서 독립문은 2005년 런칭한 '네파'를 2012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네파'는 독립문이 국내 아웃도어 시장 탑5로 키워낸 바 있다. 

 

김 대표는 상품뿐 아니라 유통 혁신에 대해서도 말을 이어갔다. 정상 상품으로만 구성되는 매장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5월 말 현재 'PAT'의 전체 매장은 260개가 있으며, 대부분 정상·상설 복합으로 전개 중이다. 정상 매장은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리뉴얼한 ‘PAT' 선릉점

 

김 대표는 "정상 매장들은 컬렉션 라인이 집중 배치되며, 인테리어, 환경도 변신한다. 과거 소비자들과 현재 소비자는 다르다. 그들을 위한 경험 중심 영업 환경으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서울 선릉점이 대표 매장으로, 하의부터 아우터까지 코디가 가능한 상품을 한 세트로 구성하는 행거별 토털 코디네이션 제안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고객은 행거를 보고 한눈에 하의부터 상의까지 어울리는 상품을 볼 수 있고, 점주는 고객에게 코디를 한층 더 수월하게 추천할 수 있다. 종전에는 품목별로 빼곡히 행거에 걸었다. 


이어 그는 "청년부터 중장년층까지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특히, 소재·공정 등에서 가성비가 뛰어난 게 'PAT', 한국 브랜드의 강점이다. 가성비는 결코 부정적인 표현이 아니다"라며 "이는 한국만의 경쟁력으로, 패션뿐 아니라 K-뷰티 등 다른 산업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이를 적용해 전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PAT'는 창업 초기 수출로 성장한 브랜드로, 현재 중국·동남아 소싱력, 한국의 디자인력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안하고 있다. 

김 대표는 "'PAT'는 평안텍스타일(平安Textile)의 약자다. 브랜드 초기부터 우리가 고객에게 드리려 한 가치는 단 하나, '평안'이었다. 그 철학이 품질에 대한 고집으로 이어졌고, 결국 해외 수출까지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됐다"며 "소재, 공정, 마감 하나하나에서 타협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출발점이었고, 지금도 그 기준은 변하지 않는다.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근 업계 최초 10년 품질보증 정책도 도입했다. 품질에 대한 약속을 브랜드가 직접 책임지겠다는 선언"이라고 덧붙였다.

10년 품질보증 정책은 구매 후 10년 이내 발생한 제품 하자에 대해 무상 수선 및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상 업계는 의류품질보증 기간(수선 등)을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1년으로 적용하고 있다. 

그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바이어들은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주문 자체를 하지 않는다. 그 엄격한 기준을 통과하며 성장한 것이 우리 브랜드의 헤리티지"라며 "해외 소비자 입장에서 'PAT'의 소재와 공정 수준은 글로벌 브랜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하반기부터 트레이드쇼 및 중화권·동남아·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 합작법인부터 라이선스까지 다양하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5년 내 회사의 해외 매출 비중을 50%로 끌어올리고, 10년 안에는 80%로 만들어 낸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조부모부터 손자 세대까지 입을 수 있는 한국 대표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에이지리스 브랜드로 세계에서 한국 패션의 위상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PAT' 선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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