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조영민 초심 대표 /사진=최종건 기자 cjgphoto@apparelnew.co.kr |
'떠그클럽'으로 한국 스트리트 패션의 가능성 입증
더 다양한 취향과 세계관 담아낸 '초심'으로 복귀
[어패럴뉴스 정민경 기자] 국내 스트리트 패션 시장에서 뜨거운 이름 중 하나였던 '떠그클럽'의 창업자 조영민 대표가 새 브랜드 '초심(CHOSIM)'을 들고 복귀한다.
글로벌 래퍼들이 먼저 찾고, 아디다스 글로벌과 협업하며 한국 스트리트 브랜드의 가능성을 증명했던 그의 귀환에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북 경산 출신인 조 대표는 18세 무렵부터 대구 구제시장을 오가며 중고 의류를 사고 파는 경험을 했다. 그는 "구제 시장은 다양한 취향이 모여 있는 패션 학교이자 놀이터였다"고 말한다.
남의 옷을 파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든 옷을 팔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된 그는 이후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패션디자인학과에서 수학한 후 동대문 현장으로 갔다.
조 대표는 브랜드를 만들기 전부터 SNS에서 이미 유명 인물이었다. 패션과 유머를 결합한 콘텐츠로 젊은 층의 지지를 얻은 인플루언서였고, 독특한 스타일과 강한 캐릭터가 형성한 팬덤은 훗날 브랜드 사업의 초기 자산이 됐다.
2018년 홀로 '떠그클럽'을 런칭한 그는 원단 소싱부터 샘플 제작, 생산 공장 섭외까지 모두 직접 뛰어다녔다. 신당동 봉제공장을 자전거로 오가며 샘플을 챙겼고, 동대문 골목 곳곳을 누빈 시간이었다.
당시에 대해 조 대표는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이 정도 퀄리티와 퍼포먼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보여주는 스트리트 브랜드는 없다는 자신감이었다"고 회상한다.
전환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오프라인 매장조차 없던 시절, 세계적인 힙합 래퍼 에이셉 라키의 관계자가 직접 연락을 해왔다. 한국 방문 중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당시 약 100만 원어치 제품을 구매해 갔고, 에이셉 라키가 공연 무대에서 착용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폭발했다.
조 대표는 "당시의 성공 배경에는 힙합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었다. 단순히 스타일을 차용한 것이 아니라 문화 자체를 이해하고 디자인에 녹여냈기 때문에 글로벌 소비자들이 진정성을 느꼈다"고 말한다.
아디다스 글로벌과도 세 차례 협업을 진행하며 한국 스트리트 브랜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브랜드 규모가 커질수록 창작보다 경영과 조직 운영에 쏟는 시간이 늘어났다. 사업은 성장했지만 정작 자신이 좋아했던 패션과 창작의 본질에서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고민이 커졌다.
조 대표는 "브랜드는 성장하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잊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라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됐다"고 했다.
그 질문 끝에 탄생한 브랜드가 '초심'이다. 브랜드 슬로건은 'Don't Forget What You Love'.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초심'은 '떠그클럽'과 결이 많이 다르다. 서브 컬처에 기반한 스트리트웨어에 한정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과 디자이너 브랜드 영역까지 넓은 방향성을 추구한다.
조 대표는 "원래부터 특정 문화권에만 머무르는 스타일을 선호하지 않았다. 힙합을 좋아했지만 테크노 파티를 열기도 했고, 지금은 재즈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긴다"며 "떠그클럽이라는 이름이 가진 강한 힙합 이미지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는 도움이 됐지만, 동시에 내가 표현하고 싶은 다양한 취향과 세계관을 담아내기에는 한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초심'은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전개하며 가죽 제품, 캡, 티셔츠, 액세서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다룬다. 브랜드 개발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출신인 아내 강규은 디자이너가 공동 참여하고 있다. 강 디자이너의 드로잉과 예술적 감성을 브랜드에 접목해 보다 풍부한 스토리텔링과 비주얼을 구현한다.
'떠그클럽'이 강렬하고 공격적인 에너지를 표현했다면 '초심'은 사랑과 웃음, 그리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담아내는 브랜드다. 오는 8월 자사몰을 통해 첫선을 보인다.
최근 조 대표의 관심은 패션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패션산업학과 편입에 지원한 이유도 이미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지만, 실무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학문적 시야와 산업적 통찰을 쌓기 위해서다.
조 대표는 "디자인과 생산, 브랜딩은 현장에서 충분히 경험했다. 이제는 패션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 AI와 디지털 기술이 산업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공부하고 싶다"며 "과거에는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어패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